Urban Monasteries
이촌동 공유오피스
- 설계담당박신영
- 위치서울특별시 용산구 이촌동 210-1,11
- 대지면적1,320.4㎡
- 프로그램일반업무시설
- 연면적2,681.72㎡
- 규모지상5층
- 구조설계주연구조
- 기계설계두현
- 전기설계천누
- 인테리어구보건축
- 시공라우건설
- 발주처개인
- 사진노경
- 설계기간2021.02~2021.12
- 공사기간2022.02~
도시를 마주하는 방법에 대하여
다세대 건축의 전형성
이촌동 공유오피스 프로젝트는 대규모 개발을 앞두고 있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서측에 인접해있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건축주는 총29세대 규모의 다세대주택 건축물 두 동을 리모델링하여 독서문화와 연계된 공유오피스를 짓고자 하였다. 기존에 자리한 다세대주택 건물은 ‘용적률게임’을 치르는 대개의 소규모 도시건축물이 그러하듯, 최대한의 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숨쉴틈 없는 볼륨과 필로티 주차장으로 지면을 뒤덮은 전형적인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우연이 연속된 도시
다세대주택 건물은 주차장과 근린생활시설이 자리한 저층부를 라멘조, 주거 유니트들이 집합한 상층부를 벽식구조로 설계되어 있었다. 방과 방 사이를 구획하는 벽체들은 대부분 주요 구조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작은 방의 단위가 연속된 모습은 변경할 수 없는 설계조건이었다. 이 공간적 특질을 어떻게 공유오피스라는 새로운 기능이 활용할 수 있는지가 전체 설계과정의 단초가 되었다. 각각의 방은 업무공간이 되고, 방과 방을 연결하는 거실과 복도는 서로 연계하여, 공유주방, 회의실, 벤치, 서가들이 늘어선 도시의 가로와 같은 역할을 부여하는 방식을 취했다. 세대를 구분짓던 경계벽은 구조보강을 통해 부분적으로 개구부를 내어 같은 층의 방들은 전체가 연결되어 하나의 공유오피스 영역을 형성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 벽식구조의 벽체는 필요에 의해 들쭉날쭉한 길이로 배치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언뜻 무질서한 분위기를 만들어, 방과 방을 연결하는 공간은 복잡한 선형을 지닐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공유오피스 내부의 가로는 기존 구조벽체들의 질서를 활용하여 복잡한 동선을 지닌 미로와 같은 구성을 만든다. 간결하게 정리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원상태를 유지한 것은, 여러 군데의 ‘구석’을 지닌 공유공간으로 연결된, 우연적인 만남이 연속된 방이 모인 도시로서 공유오피스를 만들려고 하였기 때문이다.
도시의 표정 만들기
다세대 주택을 용도변경하여 활용할 때, 훌륭한 디자인 소재가 되는 것은 서비스 면적으로 편입된 ‘확장된 발코니’이다. 근린생활시설 건축물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내부화하여 사용했던 발코니를 원상태로 돌려놓아야 한다. 면적 확장의 욕망으로 가득했던 육중한 매스덩어리에서 조금씩 공간을 덜어내어 외부화하는 것만으로도 도시와 소통하는 건물의 모양새를 갖춰나갈 수 있다. 더군다나 각각의 방을 개인 오피스화 하였기 때문에, 외부화된 발코니는 활용성이 뛰어난 오피스의 외부 전이공간이 되고, 업무와 휴식, 사색이 결합된 공유오피스 단위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우리 도시 주거에 만연한 발코니확장이 가져온 가장 큰 폐해는 도시와 마주하는 파사드의 깊이를 앗아갔다는 점이다. 도시 주거의 실내와 실외는 최대한 외벽까지 연장된 샤시들로 차단되어 도시인들의 생활이 풍경에 드러나지 않는다. 이촌동 공유오피스에서는 발코니의 외부화 만으로도 상실했던 도시의 표정을 되살릴 수 있다는 평소 생각을 구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변경된 용도에 맞춰 법정주차대수를 최소화하여서, 지면을 장악했던 필로티 주차장으로부터 작은 면적이나마 도시의 가로를 되찾으려고 하였다. 두 동의 경계에는 공유오피스의 진입과 가로를 연결하는 계단 광장을 계획하였고, 필지 안쪽으로 길과 연결된 작은 정원을 조성하여 공유오피스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동네를 거니는 지역민들도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촌동 공유오피스 프로젝트는 전형적인 다세대주택 건물이 지니고 있었던 완고한 경계를 허무는 작업이었다. 내부에는 방들의 도시를 만들고, 외부에는 동네의 일상적 풍경을 풍요롭게 변화시키기 위한 장치들을 소박하게 담아내려는 것이 우리의 첫 번째 목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