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e Bathhouse Iljuk
일죽 안전목욕탕
- 설계담당박태일
- 위치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 프로그램근린생활시설
- 연면적297.8㎡
- 규모지상1층
- 시공집업
- 발주처(주)이노션
- 사진텍스쳐온텍스쳐
- 설계기간2024.06 ~ 2024.09
- 공사기간2024.10 ~ 2024.11
2025 월간디자인 1월호 게재
일죽 안전목욕탕 Safe Bathhouse Iljuk
공중목욕탕은 공공장소에서 사람이 맨몸으로 머무르는 유일한 공간이다. 특히, 지역의 고령층에게는 불편한 몸을 회복하고, 인근 주민들과 만나서 대소사를 나누는 귀중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작동하고 있다. 한편, 목욕이라는 행위는 완고한 선형적 과정을 내포하고 있다. 몸을 보호하는 의복을 벗고, 따뜻한 탕속으로 들어가는 일련의 과정이 필연적으로 함께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령층은 목욕의 과정 속에서 맞이하는 급격한 체온의 변화에 저항성이 약하다. 체온과 혈압의 변화는 심혈관 계통에 위험한 영향을 전달하여, ‘히트쇼크’로 인한 사고를 종종 발생시키고 있다.
일죽 안전목욕탕 프로젝트는 글로벌 광고대행사 이노션의 기획에서 출발하였다. 우리는 안성시 일죽면에서 1997년에 완공되어 27년째 운영 중인 일죽목욕탕을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목욕탕’으로 만들자는 취지에 공감하여 의기투합하였다. 일죽목욕탕 역시 여타 농촌지역의 대중목욕탕이 그러하듯 80%가 65세 이상의 고령층이고 탕 내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었다. 비록 작은 면적의 목욕탕 프로젝트이지만, 구보건축은 히트쇼크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고, 동시에 커뮤니티의 치유와 회복의 공간으로 기능하기 위한 해법을 도출하는데 집중하였다.
대부분의 안전사고는 탈의실과 욕탕이라는 온도와 습도의 콘트라스트가 강렬한 두 영역이 바로 대면하면서 오는 급격한 온도변화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목욕탕의 중간영역인 ‘Warm-up zone’을 고안했다. 춥고 건조한 탈의실과 뜨겁고 젖은 욕탕 공간 사이에 바닥 열선이 설치된 중간 영역을 도입하고, 이용객이 이곳에서 체온을 서서히 높이며 입욕할 수 있도록 새로운 단계를 추가한 것이다.
안전목욕탕에서는 10분 간격으로 알림벨을 울려 장시간 입욕으로 인한 위험성을 감소시키려고 하였다. 이용객은 입욕 중간에 이 ’Warm-up zone’에서 휴식하며, 탈수방지를 위해 따뜻한 물을 마실 수 있다. 욕탕의 입구 쪽에는 목욕을 마치고 나가기 전에 급격한 온도변화의 버퍼링 역할을 하며 몸을 건조시킬 수 있는 온돌마루를 디자인하였다. 탕 내부의 마감재료는 위험상황 시 빠르게 인지가능하도록 동양인 피부의 보색인 초록색의 타일을 이용하였다. 또한 탕 내부의 내부벽체들은 낮게 계획하여 이용객들은 상호간의 자연감시를 통해 모두가 안전요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일죽 안전목욕탕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빠르게 다가오는 인구소멸과 고령화의 시대에 취약계층을 위한 소셜공간이 지녀야할 덕목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였다. 대중목욕탕이라고 하는 치유와 회복의 공간이 본연의 기능에 더욱 충실해지고,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디자인을 통해 궁극적으로 담아내려고 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