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ltipurpose Hall at the Arts Council Korea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나주청사 다목적홀 환경개선

  • 설계담당전려진, 박성우
  • 위치전라남도 나주시
  • 대지면적9,197.70
  • 프로그램업무시설
  • 연면적4,388.80
  • 규모지하1층, 지상3층
  • 기계설계주성이엔지
  • 전기설계테라
  • 시공대상종합건설, 인앤인건설
  • 발주처한국문화예술위원회
  • 사진텍스쳐온텍스쳐
  • 설계기간2025.02. ~ 2025.05.
  • 공사기간2025.08. ~ 2025.11.

공공성을 위한 경계의 재조정

나주혁신도시에 자리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청사는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의 업무시설이지만, 시민들이 자유롭게 접근하고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은 충분하지 않았다. 청사 전면에는 넓은 잔디마당이 조성되어 있었으나, 건물의 1층은 불투명한 외벽으로 둘러싸여 외부와 단절되어 있었다. 다목적홀은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채 임시 사무공간과 창고로 사용되고 있었으며, 로비 역시 주출입구와 부출입구를 연결하는 통과 동선으로 기능할 뿐이었다. 건물 안팎에 상당한 면적의 여유 공간이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서로 관계를 맺지 못한 채 개별적인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설계는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대신, 기존 공간의 활용을 제약해 온 경계를 재조정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공공기관 청사는 시민에게 열려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업무공간의 보안과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는 이중적인 조건을 지닌다. 기존 청사는 이러한 요구를 출입 통제와 공간의 분리를 통해 해결하고 있었다. 우리는 업무영역의 보안을 유지하면서 다목적홀과 로비를 보다 개방적인 영역으로 전환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로비는 단순한 통과 공간을 넘어, 서로 다른 이용자와 활동을 연결하는 매개 공간으로 역할이 확장된다.

가장 중요한 건축적 조작은 외벽의 개방이다. 다목적홀을 둘러싸고 있던 세 방향의 불투명한 외벽을 유리로 치환하여, 내부에서 외부의 풍경을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잔디마당과 면한 전면에는 광폭 슬라이딩 창호를 설치하여 필요에 따라 실내와 외부를 직접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건물의 상부 형태와 외피는 유지하면서 지상층의 경계를 투명하게 바꿈으로써, 건물의 저층부가 외부 공간과 관계 맺는 방식을 변화시켰다. 닫힌 외벽의 안쪽에 머물렀던 다목적홀은 마당을 향해 열린 공간으로 전환되고, 잔디마당 역시 건물 내부의 활동과 연결되는 외부 공간으로 새롭게 인식된다.

내부에서는 다목적홀과 로비 사이의 구획을 조정하고, 휴게와 카페 기능을 도입하여 일상적인 이용을 수용하도록 했다. 공간을 특정한 프로그램에 종속시키기보다, 이용 방식에 따라 달리 점유할 수 있는 유연한 환경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고정적인 시설을 최소화하고 가구의 배치 밀도를 낮추었다. 평상시에는 개인의 휴식이나 소규모 모임을 위한 장소로 사용되지만, 필요에 따라 가구를 재배치하여 강연과 회의, 공연 등 집합적인 활동을 수용할 수 있다. 외부 창호의 개방 여부에 따라서도 공간의 성격은 달라진다. 실내의 독립적인 행사 공간에서부터 잔디마당과 연결되는 열린 활동 공간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장소가 서로 다른 사용 조건에 대응하도록 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공공성은 특정한 프로그램이나 상징적인 형태를 통해 구현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공간에 접근하고, 머무르고, 서로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건축의 조건을 조정하는 일이다. 기존 청사의 업무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시민과 인근 근로자에게 열린 영역을 확보하고, 건물과 마당 사이의 물리적·시각적 연결을 강화하는 것이 설계의 주요 과제였다. 이를 통해 다목적홀은 청사 내부에 부속된 기능 공간에서 벗어나, 건물 안팎의 다양한 활동을 수용하는 장소로 작동한다. 건축의 경계는 더 이상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사용자와 공간을 연결하는 장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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