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nge Infra-furniture
노원구청 로비 복합문화공간 노원책상
- 설계담당이문정, 박신영
- 위치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701-1 (노원구청)
- 대지면적11,8144.6㎡
- 프로그램공공업무시설
- 연면적32,238.71㎡
- 시공(주)하나건설이앤씨
- 사진텍스쳐 온 텍스쳐
- 설계기간2019.10 ~ 2020.12
- 공사기간2021.01 ~ 2022.03
노원구청은 청사가 신축된 1990년 이후 여러 차례 증축을 거듭하면서 시간의 켜가 곳곳에 쌓인 건물이었다. 당시의 청사 건축이 대부분 그렇듯이 계획적으로 마련된 마스터플랜 없이 건물의 면적을 늘려온 터라, 전체 청사군의 허브 공간 역할을 해야할 로비가 애매한 크기와 공간 구조로 중앙에 자리잡게 되었다. 구청 마당의 지하주차장, 동측의 보건소, ‘ㄱ’자 평면으로 돌출된 별관동등 복잡하게 얽힌 주변 건물과의 연계가 원활하지 않아서, 노원구청 건물 군 전체의 중추적 공공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수행하기 어려웠다. 다양한 공공적 기능의 건물이 혼재되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지는 않았지만, 이 곳이 노원구민의 공공적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걸맞도록 공간의 구조와 흐름을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개입과 질서
‘노원구청 로비 문화휴게공간 조성 공사’라는 복잡한 명칭의 공모전에서 시작된 본 프로젝트는 작은 볼륨의 로비공간을 키우고, 내부에 북카페를 중심으로 구민들을 위한 휴게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현상설계 공모지침서에 간단하게 서술된 브리프와 달리, 복잡하게 얽힌 청사 건축물 군의 관계 속에서 건축가에게 요구되는 것은 적절한 개입을 통해 질서를 잡아가는 고난도의 작업에 해당했다.
90년대의 청사 건축은 지역사회에서 공공공간이 맡아야 할 역할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채 실행되었기 때문에, 노원구청의 기존 로비공간도 권위적인 공간 배치와 청사 각 부서의 오리엔테이션 기능에만 초점을 맞추어 계획되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청사의 로비가 담당하게 되는 다양한 서비스 기능들이 추가되었고, 기존의 로비는 질서를 잃은 채, 카페, 전시대, 홍보용 현수막, 민원서비스 키오스크, 휴식공간 등 온갖 요소들이 각기 큰소리를 내며 서로 충돌하는 환경이었다. 이에 우리는 문화와 휴게라는 기능을 더함과 동시에, 청사 단지를 연계하는 로비 공간의 정체성을 명료하게 구축하고, 적절한 질서의 스케일을 제시하여, 본청사의 입구, 식당, 지하주차장, 신관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퍼져나가는 허브로서 로비를 계획하려 하였다.
지역 사회의 라운지가 되는 청사 로비
그 해결책으로 로비 문화휴게공간이 지역 사회의 라운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다양한 필요에 의해 청사를 방문한 주민들이 느슨하게 시간을 잠시 보낼 수 있는 건축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이러한 열린 건축을 조성하기 위해, 우리는 이 장소를 ‘풍경을 발산하는 도시의 거실’이라고 명명했다. 도시의 거실이란, 도시의 일부분으로 존재해야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로비 문화휴게공간의 주재료 사용에 주의를 기울였다. 기존 청사 건물군은 백색타일로 외장을 마감했기 때문에, 이와 이질적이지 않으면서, 유지 관리의 측면도 고려하여 재료를 선택하였다. 밝은 색의 테라코타를 오픈조인트로 외벽 시공하였으며, 내부에도 동일한 재료로 벽체를 마감하여, 외부와 내부, 도시와 공공건축의 연속성이 자연스럽게 확보되도록 하였다.
‘풍경의 발산’은 외부에서 들여다보이는 로비 공간의 내부 풍경을 어떻게 틀 짓느냐와 관계된다. 로비는 다양한 활동들이 동시에 전개되는 장소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선명한 프레임에 담고 싶었다. 외벽체는 전체가 바닥으로부터 2.4m 들어올려지고, 그 하부에 32mm 두께의 광폭 슬라이딩 알루미늄 프레임창호가 트랜섬(transom) 없이 전체를 가로지를 수 있게 했다. 외벽 전체를 커튼월 아트리움으로 만들어 공간의 크기를 강조하기 보다는 묵직한 테라코타 벽체 밑으로 기둥의 간섭없이 가로로 긴 풍경을 열어두어 구청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보다 휴먼스케일에 가깝게 내부를 비추어 보여주고, ‘눈높이의 투명함’을 경험하도록 의도하였다.
가구로 만드는 건축
로비가 문화휴게공간으로서 작동하는 라운지가 되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의 특정할 수 없는 다양한 공공적 요구를 만족시켜야 되는 어려움이 있다. 이는 현대건축가들에게 오랫동안 주요한 관심사로 자리잡아, ‘특정한 불확정성(specific indeterminacy)’, ‘다원성(polyvalence)’등 여러 방식으로 개념화되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청사 로비가 필요로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대응하는 건축을 위하여 비워두기 보다는 일관된 언어를 사용하여 공간을 채워나갔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가구의 가능성에 주목하였다. 가구는 폭과 높이의 미세한 치수 변화만으로도 행위의 지원가능성이 극적으로 변화되는 장치이기 때문에, 로비 공간이 프로그램에 따라 구획되지 않고 자유롭게 연계되는 열린 공간을 만드는데에도 적합했다. 동일한 재료와 구법으로 제작된 가구들의 크기만을 변화시키며, 휴식을 위한 평상, 대기하는 벤치, 책을 읽는 테이블, 아이들을 위한 놀이공간, 음악을 듣는 의자, 책장, 카페의 카운터, 공연관람을 위한 스탠드 등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가구의 유형을 정리했다.
전체 로비 공간의 구축시스템 측면에서는, 기존에 지하구조물이 자리한 슬라브 상부에 새롭게 로비 공간을 규모를 키워 덧붙이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장 큰 난제였다. 로비 문화휴게공간이 가구로 만들어진 열린 건축이 되기를 바랐기 때문에, 철골조로 증축하는 로비에 신설되는 기둥의 개수는 최소화되어야 했다. 지하 식당에 마이크로파일(micropile)을 설치하여 신설 기둥과 슬라브를 지지할 수 있도록 하였고, 신설 기둥의 숫자를 줄이기위해 철골보를 바로 기존 콘크리트 보가 지지하는 시스템을 사용하였다. 이는 서로 다른 구조 시스템간의 거동 차이로 인해 지붕구조물의 균열과 방수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조건이기 때문에, 시공과 상세 설계에서 과하다 싶을 만큼의 주의를 기울였다.
도시는 살아움직이는 생명체와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공공청사도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지역사회에서 담당하는 역할에 크고 작은 변화를 수반하였고, 건축도 이에 맞추어 변경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노원구청 로비 문화휴게 공간 프로젝트는 도시에서 공공건축이 담당해야하는 역할의 변화를 감지한 좋은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기존에 완성된 구조물의 사이를 파고 들어 새로운 장소를 덧붙이는 것은 계획의 측면 뿐아니라, 시공에 있어서도 무척 험난한 과정이었다. 하지만, 공공청사가 지역사회의 라운지로서 기능한다는 현대적 의미의 공공성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며, 건축적으로 어떤 개입이 필요하고, 가능한지 숙고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