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centric
신트리공원 통합 실내 놀이터
- 설계담당정은비 박신영
- 위치서울시 양천구 신정동
- 대지면적16,409.3㎡
- 프로그램관광휴게시설
- 연면적410.34㎡
- 규모지상1층
- 구조설계윤구조기술사사무소
- 기계설계두현엠앤씨
- 전기설계천누이엔씨
- 시공미이광
- 발주처양천구청
- 사진노경
- 설계기간2021.11~2024.03
- 공사기간2024.04~2025.06
양천구 목동은 불과 50여 년 전까지만 해도 홍수에 자주 시달리던 상습 침수 지역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정부의 대규모 주택 공급 정책으로 약 140만 평에 이르는 신시가지가 조성되면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목동의 모습이 자리 잡게 되었다. 도시 설계라는 개념이 아직 본격적으로 도입되지 않았던 시기였지만, 당시에는 시가지 중심을 관통하는 상업지역 밴드와 이를 둘러싼 공동주택 단지라는 구조적 틀이 마련되었다. 덕분에 목동 전체에는 충분한 근린공원이 계획될 수 있었고, 이 공원들은 지금까지도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신트리 공원은 바로 이 공원 네트워크의 서쪽 끝에 위치한 중요한 지점이다.
양천구는 조성된 지 4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목동 신시가지의 근린공원들을 순차적으로 리뉴얼하고 있다. ‘신트리공원 통합 실내 놀이터’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탄생한 프로젝트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놀이 시설을 넘어, 세대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의 새로운 중심 공간을 지향한다.
공원에 새로운 건물을 짓는다는 것은 일반적인 도시 건축과는 전혀 다른 조건을 가진다. 도시 건축은 보통 도로와 접해야 하고, 전면 파사드의 의미가 중요하다. 그러나 공원 속 건물은 사방이 열려 있어 어느 한쪽도 숨길 수 없는, 말하자면 ‘입면이 없는 건축’이다. 신트리 공원에서 우리가 선택한 대지는 잔디밭 한가운데 놓여 있어, 공원의 이용자들에게 모든 면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축이 취할 수 있는 태도는 무엇일까? 우리는 그 답을 ‘원’이라는 단순한 형식에서 찾았다.
원형은 어느 방향에서 바라보더라도 차별이 없는 평등한 형상이다. 이는 공원을 거니는 사람들이 이 건물을 만나는 경험에 어울리는 미덕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원형 평면은 내부 공간을 주·보조로 나누기 어렵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에 우리는 두 개의 이심원을 겹쳐 배치하는 방식을 택했다. 중심이 약간 어긋난 두 개의 원은, 위치에 따라 공간의 폭과 높이가 달라지는 미묘한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는 단조로움을 피하면서도 공간에 리듬감을 부여하고, 프로그램적 요구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건물 외곽에는 가느다란 강기둥을 세워 깊은 처마 공간을 만들었다. 이 처마는 실내와 공원을 이어주는 완충 공간이자 반외부의 경험을 제공하는 중요한 요소다. 실내에서 공원을 바라볼 때 시야를 방해하지 않도록, 우리는 기둥과 내부 원형 벽체만을 이용하여 건물을 지지하는 구조시스템을 고안했다. 덕분에 실내의 어느 지점에서도 넓은 창 너머로 펼쳐진 공원의 풍경을 고스란히 즐길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프로젝트가 처음에는 주민들을 위한 카페 겸 커뮤니티 공간으로 계획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행 과정에서 서울시의 공공형 실내 놀이터로 용도가 변경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프로그램은 바뀌었지만, 공원과 관계 맺는 방식에 초점을 두었던 설계 개념 덕분에 변화된 요구를 쉽게 수용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건축의 공간 형태 유형에서 비롯된 설계 접근 방식이 프로그램보다 앞서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